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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162 작성일: 2019/07/30 / 조회수: 149
이름 관리자
제목 퇴계가풍의 정좌-조선일보
Link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28/2019072801448.html
수신(修身)의 시작은 앉는 자세에서부터 비롯된다. 안동시 도산에 있는 퇴계 선생 종택을 방문할 때마다 종손이 꼭 꿇어앉아서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1932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 88세이다. 보통 사람은 10분 정도 꿇어앉아 있으면 발에서 쥐가 난다. 고령의 종손은 30~40분 정도의 시간을 무릎 꿇은 자세로 유지하면서 대담을 나눈다. 퇴계 종택은 여러 지역의 중·고등 학생들도 단체로 버스를 타고 와서 방문한다. 10대 중반의 청소년들은 90세 다 되는 종손과 상견례를 하고 30~4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는 게 하나의 코스이다. 그때마다 종손은 반드시 무릎을 꿇고 이야기한다. "쥐가 나지 않습니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익혔던 자세이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이런 자세로 접빈객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습니다. 무릎 꿇는 자세가 나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자세입니다." 차(次) 종손은 40대 중반이다. 젊은 세대이므로 청바지와 티셔츠도 입는다. 그러나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반드시 무릎 꿇는 자세를 유지한다. "몇 분 정도 이렇게 앉아 있을 수 있습니까?" "50분 정도는 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무릎 꿇고 앉는 자세를 위좌(危坐)라고 하기도 하고, 정좌(靜坐)라고도 한다. 퇴계 철학의 핵심이 경(敬)이다. 상대방에 대한 공경도 있고, 자기 내면에 대한 공경도 포함된다. 자기 내면에 대한 공경은 자기를 속이지 않는 일이다. 이 경(敬)을 실천하는 첫 번째 자세가 바로 정좌(위좌)이다. 앉는 자세에서부터 퇴계 철학은 시작되는 것이다. 최소한 30분 정도는 위좌로 앉아 있을 수 있어야 퇴계학에 입문한 셈이다. 지금도 퇴계학파의 후예들은 정좌에 익숙하다. 정좌의 장점은 허리 디스크 예방 자세이기도 하다. 더 큰 장점은 토론을 하다가 흥분이 되면 기운이 머리로 상기된다. 정좌는 이 상기되는 증세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1997년에 출판된 '이퇴계(李退溪)의 실행유학'을 고 권오봉 교수가 썼는데 퇴계학풍의 정좌가 일본 사무라이 들에게도 전해졌다고 주장한다. 꿇어앉아 팔(八)자형으로 손을 바닥에 대고 엎드려서 절하는 방식은 퇴계학파와 똑같다는 것이다. 또한 책의 서문과 발문 쓰는 서식을 퇴계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퇴계는 평생 사생활과 공직 생활에서 남에게 폐를 안 끼치는 제폐(除弊)와 물폐(勿弊)를 실천한 사람이다. 이 '제폐'와 '물폐'가 일본 사람들의 생활 윤리가 되었다고 한다. 출처 : 조선일보 2019-7-29(월) 조용헌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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